2. 기술연구소 설립과 종합기술계획 수립

종합 E&C 회사를 지향했던 포스코건설은 출범과 동시에 자체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 E&C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에 준하는 기술경쟁력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철강 플랜트 부문의 핵심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토목, 환경, 에너지 등 전략사업 부문의 요소기술들을 개발하기로 했다. 기술개발 과정에서는 선진 건설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자립에 주력하고, 향후 독자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기술연구소 야경

기술연구소 야경

조직은 엔지니어링과 건설 부문으로 분리했는데, 이는 플랜트 분야의 엔지니어링 기술력 확보와 토건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기술 개발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었다. 조직 구성에 앞서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출범과 동시에 대대적인 인력확보에 나서 60여명에 이르는 연구인력을 확보했다.

단기간에 대규모 연구인력 확보에 이어 포스코건설은 대단위 기술연구소 건립을 위해 경기도 기흥에 15만 ㎡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는 등 설립 초기부터 기술경쟁력 확보에 각별한 열정을 쏟았다. 1996년부터 건립에 들어간 기술연구소는 1998년에 1단계로 연구동 건물을 완공했으며, 2단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토목실험동, 품질실험동 등의 부속건물들이 속속 완공됨에 따라 1999년 11월에 종합 준공하였다.

설립 초기 포스코건설의 R&D 활동은 선진 건설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기술도입이 눈에 띠였다. 회사 출범 2년 동안 18건에 달하는 기술협약이 체결되는 등 단시간에 많은 기술도입이 이루어졌다. 일본 니켄 세케이와 가지마건설과는 E&C 전반에 관한 기술협약(1995.7)을 체결했다.

제철 분야에서는 포스코에 주요 설비를 공급해오던 영국의 데이비 인터내셔널과 합작계약을 체결하고 이 회사의 연속주조 부문을 분리해 데이비 디스팅턴사를 설립(1995.1)했다. 미국 ATSI와는 제강전로 내화물 수명 연장을 위한 슬래그 코팅 설비의 엔지니어링과 조업 노하우 기술이전에 관한 기술협약(1995.12)을 체결했다.

CH2M HILL 기술협약 조인식

CH2M HILL 기술협약 조인식

환경 분야에서는 미국 CH2M HILL과 폐수 재활용 및 지하수 개발 등 환경 엔지니어링 전반에 걸쳐 기술협약(1994.12)을 체결했고, 토건 분야에서는 영국의 모트 맥드날드사와 도로, 교량, 지하철 및 터널, 초고층빌딩, 항만, 상하수도 등 SOC 전반에 걸쳐 기술협약(1995.10)을 체결했다.

기술도입과 함께 특허 출원 및 신기술 개발 등 기술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여 과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거치식 이중벽 강판 셀 공법’은 포스코건설의 산업재산권 출원 활동의 첫 열매로, 1995년 9월 4일 당시 건설교통부로부터 신기술로 지정받았다. 이 기술은 ‘포항 제4호안 조성공사’에 국내 최초로 적용돼 20% 공기 단축이라는 성과를 거두었고, 경제성과 함께 친환경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도 받았다.

왕성한 기술경쟁력 확보 의지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건설은 출범 2년 만에 R&D 구조조정이라는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모기업 포스코는 패밀리사 연구기관들의 업무가 다각화하고 중복돼 연구소 간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보았다. 또 계열사 단위의 분산 R&D 체계는 범포스코 차원의 전략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R&D BPR을 실시하고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하 RIST) 중심의 일관 연구체제를 갖추었다. 그 결과 1996년 7월 18일부로 포스코건설의 연구인력은 기술연구소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인 11명만 남고 대부분의 연구원들이 RIST로 이관됐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의 기술경쟁력 확보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비록 신생기업이었지만 이미 포스코건설의 기술경쟁력은 8기에 이르는 포항과 광양제철소 건설 노하우에 점점이 녹아 있었다. 국내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이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포스코건설은 이러한 기술적 자부심을 더욱 키워나가고, 또 R&D 구조조정으로 정체된 회사의 기술개발 여건에 물꼬를 트고자 1997년부터 매년 중장기 마스터플랜인 종합기술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현장 엔지니어들의 머리에서 정리돼 정제된 종합기술계획은 오늘날 회사가 R&D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 도약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