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플랜트 해외사업, 이집트와 남미로 확대

제철 플랜트 해외사업은 베트남, 중국 진출에 이어 중동 인근의 북아프리카 이집트,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브라질로 확대됐다.

이집트 프로젝트는 1995년 4월 한-이집트 국교 수교 이후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대형 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케이스였다. 프로젝트의 발단은 1993년 4월 아르코스틸(ARCO Steel)의 설립이었다. 이집트 국내기업과 해외 다국적기업 등 11개 합작으로 탄생한 아르코스틸은 출범과 함께 특수강공장 건설을 서둘렀다.

사전에 입찰 정보를 입수한 포스코건설의 전신인 PEC는 일괄수주 방식인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컨소시엄 파트너를 물색했다. PEC가 설계에서 설비공급, 시운전, 현장교육 등을 담당하고, 삼미특수강은 조업 노하우를, ㈜대우는 수출 및 금융 부문을 담당하기로 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집트 특수강공장 계약 서명식

이집트 특수강공장 계약 서명식

수주전에는 이탈리아의 다니엘리, 독일의 티센 데마그, SMS, 오스트리아의 VAI 등 세계 유수의 제철설비 전문 엔지니어링 및 설비 제작업체들이 참여했다. 포스코건설 출범 직후 낙찰을 위한 숨가쁜 일정이 전개됐는데, 1995년 2월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최저입찰자로 확인되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프로젝트 컨설턴트인 일본 NKK가 해외실적 전무, 기술력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최종 협상에서 제외시키고 제강 부문에는 VAI를, 압연 부문에는 다니엘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하면서 사태는 반전됐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포스코건설은 사전 입찰 자격심사에서 이미 기술 능력을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사유로 탈락시키는 것은 국제 관례와 입찰안내서에 비추어 부당함을 주장했으며, 우리정부도 외교 채널을 동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무바라크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왔고, 포스코건설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프로젝트 컨설턴트가 인도의 다스트루(Dastur)로 바뀐 것도 다행이었다.

재입찰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은 최저입찰자로 결정됐으며, 다스트루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했다. 1995년 11월 마침내 아르코 이사회가 포스코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공표했다. 이처럼 포스코건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도전정신으로 1년에 걸친 노력 끝에 전기로를 포함한 일관제철 공정으로 구성된 중동 최대의 특수강공장을 턴키로 수주하는 놀라운 능력을 선보였다.

베네수엘라 포스벤 합작투자 계약 서명식

베네수엘라 포스벤 합작투자 계약 서명식

북아프리카 이집트에 이어 포스코건설은 지구 반대편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에서도 해외사업을 펼쳤다. 베네수엘라 포스벤(POSVEN) 프로젝트는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의 러브콜에서 시작됐다. 레이시온은 베네수엘라에 연산 150만톤 규모의 HBI 공장 건설 프로젝트 개발 과정에서 PEC에 공동추진을 제안해왔다.

마침 포스코는 미니밀 원료인 HBI의 안정적인 조달방안을 강구하고 있었다. 이에 PEC가 포스코에 베네수엘라 HBI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고, 포스코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포스코건설 출범 후 레이시온과 합작투자를 위한 MOU가 체결됐다.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는 과도한 투자에 대한 우려로 포스코가 주저하면서 사업추진이 잠시 지지부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HBI 원료 확보의 필요성에 따라 1997년 1월 결국 포스코를 최대주주로 하는 다국적 합작법인 베네수엘라 포스벤이 탄생했다. 포스벤 탄생에 산파 역할을 담당했던 포스코건설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포스벤 설립과 동시에 레이시온과 공동으로 HBI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

브라질 코브라스코 설립

브라질 코브라스코 설립

브라질 코브라스코(KOBRASCO) 프로젝트는 광양 5고로 조업용 펠릿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펠릿공장 건설공사였다. 포스코는 브라질 현지 국영 철광석 공급사인 CVRD와 합작계약을 체결하고 1996년 3월 코브라스코를 설립했다.

포스코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1995년 6월 사업계획을 수립해 포스코와 CVRD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펼쳤으며, 1996년 7월 발주처와 상세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이어 11월에는 설비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펠릿공장은 착공 27개월만인 1998년 11월 16일 준공됐다. 포스코건설은 펠릿공장 설계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외국 엔지니어링사의 설계감리 없이 상세설계를 독자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펠릿공장 자력설계 기술확보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