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MF 위기와 기술경영 강화

지난 30여 년 동안 급속 페달을 밟아온 우리나라 경제가 마침내 브레이크가 걸렸다. 1997년 말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치욕적인 IMF 관리체제를 맞았다. 책상을 빼는 것만이 능사라는 논리가 횡행했고, M&A와 빅딜이 유행하는 등 전 국민이 고통 받았다.

IMF 관리체제는 성장기반을 갖춰가던 포스코건설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을 안겨주었다. 수주가 격감하면서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렸다. 1997년 1조 8340억 원에 달하던 수주액이 불과 1년 만에 4564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경영효율화 과정에서 매각한 아스트론 공장

경영효율화 과정에서 매각한 아스트론 공장

포스코건설의 구조조정은 이미 1996년에 있었다. 경영진단을 통한 경영효율화 과정에서 종합 E&C 회사로 업종 전문화를 선택했으며, 그 과정에서 철구공장과 아스트론공장을 매각하는 등 26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한 발 앞선 구조조정으로 충격파를 덜 받긴 했지만, IMF 위기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시련이었다. 포스코건설은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 1998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해 700여 명을 감축했다.

자산 매각과 사업구조조정도 뒤따랐다. 1998년 7월 분당의 대규모 복합단지 건립용 부지 매입계약을 해지했으며, 하와이 프로젝트도 취소했다. 또 건설 중이던 가락동 오피스빌딩과 유성콘도 프로젝트 공사를 중단하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삼성동 부지 매각을 추진했다.

IMF 시기 포스코건설은 기술경영을 통해 위기 극복을 모색했다. 1998년 6월 취임한 박득표 회장은 ‘기술중시’를 경영이념으로 강조했다. IMF 위기라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력 강화를 생존전략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1997년부터 종합기술계획 수립을 시작한 포스코건설은, 1998년에 비교우위 선점을 위한 최우선 기술 확보로는 12개의 대표기술을 선정했으며, 그 외 기술 확보로는 핵심기술과 육성기술로 나누어 63건을 선정했다. 이후 선정된 기술의 확보 방향을 실행운영계획에 반영해 본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도록 했으며, 기술개발 추진실적은 전사 운영회의를 통해 매달 보고하도록 했다.

제2대 박득표 회장 취임식

제2대 박득표 회장 취임식

1999년 3월에는 보유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보유기술집을 발간했다. 이를 통해 고유기술의 특화 및 상품화 기반을 구축했다. 또 전 직원 공유를 통한 활용성 제고를 위해 지식경영과 연계해서 보유기술 요약집을 별도로 발간했다.

2002년 들어 포스코건설은 제철 분야에 치우진 종합기술계획을 토목과 건축 분야로 확대했다. 3개월에 걸친 검토와 조정작업 끝에 철강 분야는 고로 등 5개, 토목·환경 분야는 장대교량 등 3개, 건축 분야는 초고층 등 2개 분야를 핵심사업으로 선정했다.

포스코건설은 이처럼 어려운 시대 환경을 맞아 R&D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IMF 위기를 극복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