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련의 제철 플랜트, 해외사업마저 고전

광양 4GCL 공사 전경

광양 4GCL 공사 전경

IMF 위기는 포스코건설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제철 플랜트 분야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 1조 5165억 원이던 수주액이 1998년에 2572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포스코가 신규 설비투자를 미루거나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함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1997년 9월 착공한 광양 2미니밀 사업의 중단이 가장 아쉬웠다. 광양 2미니밀은 연산 200만 톤 규모의 프로젝트로, 수주금액이 설비와 공사를 합쳐 5767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공사가 진행되던 1998년 4월 포스코로부터 사업 중단을 통보 받았고, 결국 그 해 말 사업 중단에 대한 정산을 하고 공사를 마무리해야만 했다.

시련은 1999년까지 이어졌다. 수주금액이 5726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1997년과 비교해서 3분의 1 수준이었다. 포스코는 여전히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있었다. 수주금액이 1000억 원 이상인 프로젝트가 2년 동안 광양 4CGL 단 한 건에 불과했다. 광양 4냉연, 광양 5고로 등 설립 초기 3년 만에 10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었다.

1998년 9월 착공, 2000년 5월 준공된 광양 4CGL은 자동차용 표면처리 강판 중 용융아연도금 강판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 프로젝트였다. 포스코건설은 외자설비 공급분을 제외한 내자설비 공급과 토목, 건축설계, 시공을 일괄 수행했다.

이 시기 제철 플랜트는 해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해외에서는 이집트 아르코 특수강 프로젝트, 베네수엘라 포스벤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미니밀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고 있었다.

이집트 아르코 특수강 프로젝트는 1997년 4월 착공, 2000년 6월 설비 테스트를 완료했다. 그러나 아르코는 공기 지연과 설비 성능을 문제 삼으며 준공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결국 쌍방의 이해관계가 좁혀지지 않아 국제분쟁으로 번졌다. 당시 아르코의 상황을 살펴보면 판매부진과 조업기술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자금부족으로 인한 경영압박 등의 내부 문제를 포스코건설에게 전가하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측면이 있었다.

이후 2년간의 분쟁에서 쌍방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결론이 나지 않자 2002년 10월 양측은 더 이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재협상에 나섰다. 이후로도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2003년 5월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최종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우여곡절로 점철됐던 10년간의 아르코 프로젝트가 종료됐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포스코건설은 엄청난 시간 소모와 체력 낭비에 이어 막대한 자금손실을 보았다.

미니밀의 원료인 HBI를 생산하기 위한 베네수엘라 포스벤 프로젝트도 포스코건설에게 상처를 주었다. 1997년 5월 착공된 이 프로젝트는 의욕적인 출발에도 불구하고 진행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공기가 무려 20개월이나 지연되면서 2001년 1월에서야 시운전이 완료됐다. 이 문제로 발주처인 포스벤과 건설을 책임진 레이시온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국제분쟁에 휘말렸다.

더욱이 IMF 여파로 준공 후에 포스코가 미니밀 사업을 중단함에 따라 청산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포스코건설은 지분 참여한 자본금과 대위변제금 등 큰 손실을 보았다.

인도네시아 미니밀  사업 착공식

인도네시아 미니밀 사업 착공식

인도네시아 미니밀 사업은 크라카타우스틸이 포스코에 합작을 제안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포스코는 열연코일 연산 100만 톤 규모의 미니밀 사업을 위해 40%의 지분으로 인도네시아 국영제철소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계약을 체결하고 1997년 10월부터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공장 건설에 앞서 포스코건설은 1996년 2월부터 5월까지 포스코로부터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받아 수행했으며, 발주처의 컨설턴트로서 발주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대행한 후 엔지니어링과 부대설비 공급, 시공에 이르기까지 턴키로 수주했다.

그러나 가설공사를 완료하고, 기본설계뿐만 아니라 일부 설비가 제작 발주된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는 된서리를 맞았다. IMF 위기로 경영난을 겪게 된 크라카타우스틸이 향후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말았다.